2012.08.17 09:05

(출처 - 스누라이프) 


제가 명함이라도 제 손에 들고 찍어서 인증을 할까 싶을 정도로.. 
저의 진정성을 믿어주실 수 있으면 좋겠는데.. 
대형로펌 변호산데요. 힘들어 죽겠습니다. 
  
지금 막 퇴근했고, 내일 아침 7시에 아침먹으러 나가야 합니다. 

거의 매일같이 12시 반에서 1시 퇴근에, 
클라이언트가 전화하면 그리로 가야하고, 
제가 사무실에 들어가는 시간은 9시 30분에서 10시 정도이지만, 
많은 변호사는 7시 반에 클라이언트와 아침을 먹습니다. (우리만 그럴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2년차까지만 그럴지도 모르겠고) 

아침을 먹으면서 그제 보내드린 어쩌구 저쩌구 설명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이것저것 지적하면 다시 고쳐드리고 굽실굽실하면서 보내드립니다. 

일반적으로 사무실에서 만나면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해드리고, 
밖에서 만나면 만나서 악수하고 주차장 앞까지 바래다 드립니다. 
(내가 지하 2층 주차, 상대가 지하 1층 주차면 1층에 내려서 한 번 배웅하고 다시 내려갑니다) 
즉 사실상의 출근시간은 7시 반입니다 

정서법 틀리면 전문성 없어보인다고 맞춤법 지적합니다. 
(사실 아무리 해도 가끔 맞춤법은 틀리기 마련이고 여직원이 한번 고쳐줌에도 가끔 틀립니다) 
그러면서 "내가 이 돈 내고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는 변호사 써야되냐"는 막말을 듣기도 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만) 


컨퍼런스 콜 할 때 못 알아듣고 왓? 왓? 두번 하면 거의 무능력자 취급을 받고 
가끔 밥먹다가 졸기도 하고 
점심먹고 사우나하다가 사우나 안에서 잠들었다가 실려갈 뻔 한적 있습니다 



간지가 난다고요? 
고객 앞에서는 철저한 을일 뿐입니다 

가끔 고대. 연대 출신 고객 만나면 말도 안 되는 개소리 학벌얘기를 들어야 할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고대 애들이 와야 편한데 라는 말도 막 하고 
만약 고대 상대 고객이 팀에 고대가 있으면 막 야자 먹으려고 합니다 
(그 고대애는 완전 편해지죠 실수해도 "나 참 꼼꼼해야지요 허허" 소리 듣고) 


때로는 놀러 술집을 가도 짜증이 나고 
가끔 술집에서 여자가 나오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음담패설을 늘어놓으며 거칠게 대하게 됩니다 
내가 유일한 갑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죄책감 느끼면서도 그래요. 
2차요? 가본적이 없어요 너무 힘들어가지고 그냥 술붓다가 나와요 



요새 로펌 변호사가 결국 기업 뒤치닥거리 하는거고 
회계사 처럼 비시즌에 조금 한가하고 이런게 아니라서 (아니라면 죄송해요) 

결국 보고서나 청구서신 레터 보여주고 
컨퍼런스 콜 하고 
클라이언트 접대하고 이런건데 

결국 기업스케줄보다 한 시간 늦게 종료되고 기업스케줄보다 한 시간 이상 빨리 시작되는겁니다 
한 시간 전에 청구서신 레터 의견서 보여주고 브리핑하고 
고객이 퇴근하면서 던져놓은 일감 부랴부랴 처리하고 

가끔 나보다 성적 한참 나빠서 기업 간 애가 내 조사메모 검토하고 집어던지고 
가끔 법은 쥐뿔도 모르는 부장이 "내가 이 돈주고 이럴라고" 드립치면 울고싶고 

마치 서울대 못간 애 부모가 괜히 그 분한테는 을인 나만 보면 '서울대가 별거냐' 하는 것 처럼 
심지어 클라이언트도 술자리에서 그 분한테는 을인 나한테 '사시가 별거냐' 하면서 무시할때 눈물나고 

어쨌든 자존심있는 법원간 동기보면 부럽고 그렇습니다 



사회에서 왜 갑이어야 하는지 이제야 느끼는데 
정말 법원갈걸 1달에 두번 이상 생각합니다 

동문 여러분 정말 '갑' 인게 중요해요.. 

가끔 언론사 취직한 선배, 행시붙은 선배 보면 정말 부러워요 
그게 사실 먹고살만큼 다 나오고 맞벌이까지 하면 저보다 못버는게 아니거든요 
근데 거의 갑으로 사는 그들.. 

그러나 돈 벌어야죠 
남들은 간지난다고 하죠 
그때 잠깐 힘나요 하하 

회사도 이리 힘들려나요? 

돈 받는만큼 힘듭니다 

무턱대고 '오 선배 간지나요' 하지말고 
누군가가 '요새 선배 안힘들어요?'하면 엉엉 울어버릴거같아요 
술자리에서 누구 만났을때 '와 모모 변호사 개간지' 이런 얘기하는 후배들보면 
참 고마우면서도 앞에서 스트레스받으면서 허세부리게 됩니다 
'돈은 내가 낼게' '연봉은 얼마 정도 돼' 따위의 밍너ㅣㅎ;마ㅓㄴㅇ;ㅣㅏㅎ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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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려고 막 들어왔는데.. 
추천은 차치하고 밑에 달린 리플들 때문에 맘대로 글을 지우는건 안된다고 생각하네요. 
글 내용만 지우려고 하다가 지우지 말아달라는 글들 보고 놔두겠습니다. 

궁금해하시는 분들 많아보이는데, 
사실 전 필명공개하고 제 신분을 밝히고 궁금증도 해소해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음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1. 변호사들도 스누라이프를 가끔 한다. 
2. 그런 변호사들이 보기에, 가끔 스누라이프에 '현직자' 타이틀을 달고 올라오는 글 들 중.. 
  도저히 변호사들이 쓸 수 없는, 쓰지 않는 용어들을 쓰는.. 
  그리고 현실과 맞지 않는 글이 올라온다. 
  즉, 현직자를 사칭해서 들은 풍월로 지어낸 듯한 글이 자주 올라온다. 
  (특히 로스쿨/사시 학벌/대형로펌의 위상 등과 관련한 글이 그러합니다) 
  
  - 물론, 가끔 현직자가 현직자 아닌 자들에게 거부감없는 글을 쓰기 위해, 
  일부러 쓰는 용어들을 안 쓰거나 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그러나 그 정도는 가려낼 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정확한 정보들이 많으니 가려들으셨으면 합니다. 
3. 제 경험 상, 심지어 연수원/법무관에 있을 때 알고있던 정보들도 현실과는 다르다. 
  즉, 연수원을 다니고 있거나 법무관이어도,  연수원/법무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면 믿지 말아라. 

- 건승하세요. 
사실 화려해보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혼하는 사람도 많고 결혼 못하고 들어온 사람들은 (미필들은 법무관 때 결혼들 하기도 하나) 선 보고 다시 만날 시간도 없이 쫓겨 결혼하는 경우도 많고.. 
  

그리고 38님/ ㅋㅋ 
사무관까지 포함하면 저희는 '병'이 된다고 우리끼리 농담하고는 합니다. 
저희가 검토한 의견서를 기업이 검토하고 기업에서 다시 중앙부처에 올리는 겁니다. 
저희가 굽신 하면서 대기업에 내면 대기업이 굽신하면서 중앙부처에 올리는건데. 
거기까지 끼면 저희는 을도 안 되는 병이니까, 끼지 말아주세요 ㅋㅋㅋ (농담입니다) 

이제 낮잠자고 쉬렵니다!  

Posted by 스노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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